이 책은 지난해 줄곧 베스트셀러 순위에 있었던 책으로 제목만 읽고 책의 궁극적인 메시지는 거울을 보지 말자!겠지라고 생각하여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읽고 보니 최근 몇년간 읽었던 중에 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공감하며 읽었던 책이 있었나 싶다. 시류에 알맞으면서도 평소에 막연하게 불만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부분들을 집어 설명해주어 시원함을 안겨주었으며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어 읽고 나니 몸과 마음이 한결 건강해짐을 느꼈다.  

 

 모든 사람들은 거울은 본다. 보고 싶지 않아도 거울은 사방에 존재하며, 심지어는 유리창이나 엘리베이터 문에도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게 모두 잘못된 행동일까? 이 책의 내용에 대한 나의 오해가 바로 이것이었다. 책의 대답은 NO. 거울을 보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거울 속에 나의 모습에 너무 많은 정서적 에너지를 쏟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집 화장실에는 세면대 왼쪽 벽면에 확대 거울이 붙어있다.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모른다. 거울은 나의 얼굴을 확대하여 모공, 잡티, 뾰루지, 나지 말아야할 곳에 털을 2 이상 확대하여 보여준다. 이렇게 확대된 거울 속을 보고 있자면 모공 축소 크림을 사야할까? 피부과에 가서 시술을 받아볼까? 나는 자꾸 뾰루지가 나는거지, 피부 좋은 사람들(특히 연예인) 좋겠다. 피부는 이럴까. 얼굴은 너무 못났다. 까지 생각이 이어지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얼굴의 장점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단점만 확대되어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이를 가리기 위해 커버력이 좋은 컨실러를 구매하고 화장에 더 많은 시간을 쏟으며, 화장이 잘 되지 않는 날에는 하루종일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그리고 많은 소녀와 여성이 겪은 이러한 경험을 책에서는 자기 대상화로 인한 신체 혐오라고 설명한다. 이는 여자에게 꾸밈노동을 강요하고 미용 상품의 소비를 부추긴다. 우리 사회는 언제 어디서나 여성의 외모를 평가한다. 이는 미디어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여성상, 캣콜링, 남성들의 외모 서열, 부위별 순위 매기기, 외모에 대한 칭찬 혹은 혹평 등등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외모에 대한 칭찬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여성의 자존감을 높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착각과 함께. 일부 여성들은 이를 통해 아름다움은 권력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로 아름다움과 젊음에 관한 칭찬은 노력이 아닌 타고난 것에 대한 칭찬이며, 소멸 기한이 다가오는 것이기에 여성이 이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게 만든다. 칭찬을 받는다는 것은 혹평이 아닌 것에 감사해할 것이 아니라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기에 외모에 더욱더 신경을 쓰게 만들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며, 나의 성격과 관계없이 여성을 몸의 총합으로 전락시킨다.

   

이제껏 내가

똑똑하다는 말이나 용감하다는 말보다

예쁘다는 말부터 했던 모든 여자들에게

사과하고 싶어

미안하다고

타고난 자랑할 수밖에 없다는

벽에 부딪치며 살아온

그녀들의 영혼에 모자란 말로 들렸을 테지

이제부터 이렇게 말할게

당신은 강인해

당신은 비범해

당신이 예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당신이 그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해서야

          

                                   - 루피 카우르


 우리는 위의 시에도 나와있듯이 여성의 가치에 집중하는 말을 해야한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일지를 걱정하는 대신에 내 몸이 더 잘 움직이게 하기위하여 운동을 해야하고, 내가 건강해지기 위해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BODY TALK(나 살쪘어... 허벅지 사이가 떨어졌으면 좋겠어... 등등) 을 줄이고 여성에 외모에 집중하지 않는 자세를 갖추고 다른 사람들도 이에 동참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한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나는 얼마전에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구입해버린 글루텐이 들어있지 않은 간식을 먹었고, 발목이 가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종아리를 마사지하기도 했다. 외모에 대해 강박을 버리자는 책을 읽으면서 간식 걱정과 종아리 알 걱정을 하다니 모순된 감정이 들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외모를 꾸미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책의 비유를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당신의 뇌는 아름다움의 모듈이 장착된 채로 배달됐다. 프로그램을 삭제할 수는 없겠지만 대신 다른 프로그램을 많이 돌린다면 모듈에 할당되는 처리 능력은 줄일 있을 것이다아름다움을 완전히 회피하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들 뒤에 아름다움을 놓자는 것이다.' 


 실천을 위해 인스타그램에 실친만을 남겨두고  다른 팔로우를 모두 취소하였다. 나의 몸의 외관보다 기능과 건강에 중점을 둘 것이며, 앞으로 다른 사람의 외모에 칭찬하지 않도록 다른 장점, 다른 화제에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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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그네 2019.01.14 21:33 답글 | 수정/삭제 | ADDR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게시글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자주 포스팅 해주세요~~~

06. Jan. 2019.


 애정하는 책발전소 위례 Instagram(bookplant_wirye)에 올라온 피드를 읽고 단숨에 흥미가 생긴 책이다. 전자책으로 구입할 목적으로 대형서점에 찾아 목차 정도 읽어보려고 했으나 모두 재고 없음... 오기가 생겨 책발전소 위례에 직접 들러 구매한 책이다.

 

'아무튼'은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시리즈 중 18번째인 책은 구달이라는 작가의 책이고, 책을 읽으며 작가님에게서 나의 모습을 많이 보았다.


 나 역시 양말 애호가로 책을 읽다 양말서랍을 뒤져보니 개어진 겨울 양말만 13켤레, 빨래통에  있을 양말들, 지금 신고 있는 양말, 지금은 다른 곳에 챙겨둔 여름 양말, 어제 선물 받은 양말 5켤레까지! 이 외에도 페이크 삭스, 수면양말, 운동 양말 등을 합하면 저자에 비하면 적은 양이겠지만 족히 50개는 넘을 듯 하다. 


 단돈 1000-1500으로 얻는 소소한 패션 아이템인 양말이 나의 하루에 미치는 영향을 즐거워 한다. 새로 산 양말을 신었을 때는 굳이 신발이나 실내화를 벗어 주위 사람들에게 나의 양말을 자랑하기도 한다. 중요한 날에는 특히 마음에 드는 양말을 신는 것은 물론이고, 행사 및 기념일에 맞추어 신는 양말이 정해져 있기도 하다. 나는 주로 지하상가나 인터넷을 이용해서 양말을 구입하고는 했는데, 양말계의 명품, 저자가 소개한 다양한 양말 브랜드를 알게 되어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다. 내가 브랜드 사이트에 들어간다면 또 얼마나 사게 될 것인가...


저자는 맨발에 컴플렉스가 있어 양말에 애정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키에 비해 큰 발, 남들 보다 길쭉길쭉한 발가락을 가진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나의 발을 보게 되는 경우에는 좀처럼 느끼지 않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이게 내가 양말을 사랑하게 된 이유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서는 양말이 중요한 메타포 역할을 한 영화로 해리포터를 꼽는다. (메타포란 상징? 은유?를 말한다고 한다.) 그 유명한 대사인 Dobby is FREE! 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해리의 계략으로 루시우스 말포이가 양말(입을 것)을 집요정 도비에게 주게 되면서 도비가 자유의 몸이 된다. 별거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양말이 집요정을 해방시키 결정적 요인이 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해리포터 시리즈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재미있었다. 


 말 그대로 양말은 아니지만 책의 저자와 나 못지않게 스타킹을 사랑하는 영화 속 주인공이 한명 더 있다. 책과 영화에서 나의 눈물, 콧물은 쏟게 만든 <미, 비포 유>의 주인공 루이자이다. 독특한 패션 센스를 가지고 있는 루이자는 애정하는 스타킹을 여러개 가지고 있는데 특히 어렸을 적에 좋아하던 꿀벌무늬 스타킹을 그리워한다. 처음에는 총천연색 옷과 스타킹에 질색하던 남자 주인공은 그녀에게 마음을 열게 되면서 루이자의 생일을 맞아 그토록 찾던 꿀벌무늬 스타킹을 선물하는데, 꿀벌무늬 스타킹을 받고 기뻐하는 루이자(물론 사랑스러운 배우의 영향이 크지만)의 모습에 내가 다 신이 났었다. 


 사람들은 남들과 다르게 저마다 조금의 애정을 더 기울이는 물건, 장소, 사람들이 있다. 아무튼, 양말이라는 에세이를 통해 나와 비슷한 점에 놀라며 나의 양말들을 소중히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미 출판된, 그리고 앞으로 출판될 아무튼 시리즈를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9년은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것들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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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인 2019.01.06 20:42 답글 | 수정/삭제 | ADDR

    저도 양말을 참 좋아하는데!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이 책은 기생충 전문가 서민 교수가 왜 책을 읽어야하는지에 대해 자신의 경험, 다양한 사례를 들어 독서가가 되도록 설득하는 책이다. TV 강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서민 교수를 본 적있는데 수줍은 듯하면서도 재치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글도 역시 술술 읽혔다.


 서민 교수는 어렸을 때 책을 몹시 좋아하다가 아버지에게 혼이 난 이후로 책과 담을 쌓았다고 한다. 그러다 30살부터 본격적으로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이를 통해 두번째 결혼에 성공하였으며 독서를 통해 구원받았다고 한다. 나 역시 초등학교 저학년 때만 하더라도 책 읽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는 그 친구의 책장앞에 앉아 한 권이라도 더 많은 책을 읽고 가려 했었다. 그러다 사춘기에 접어들게 되면서 책을 읽기보다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게 되어서 책과 멀어지게 되었다. 어른이 된 이후에 여유가 생기면 열심히 독서하려고 하는데 어린 시절 내 DNA에 새겨진 독서 유전자의 덕을 보는 듯 하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아동기에 책 읽기를 배운 적이 있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빨리 글을 배울 수 있고, 독서는 운동과 같아서 매주 세 차례 가는 것이 한 달에 세번 가는 것보다 쉽다고 한다. 즉 책을 읽지 않을수록 점점 책을 읽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의 책 읽기 습관이 중요한데, 책에 나온 연구 결과는 몹시 흥미로웠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시간 투자 효과 논문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에게 일주일에 30분 정도 더 책을 읽어 주면 자녀의 연봉이 5천 달러 정도 오른다는 것이다. 이는 책을 읽으면 어떤 일을 하든지 직장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숫자로 명시된 연봉을 보니 나중에 내 아이에게 책을 더 많이 읽어주어야겠고, 스스로 책을 가까이 해야겠다는 마음이 불타올랐다.


 또한 서민 교수가 말한 인난증, 인터넷 난독증이라는 말에 깊게 공감하였다. 책에서 들은 유명한 난독증 예시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흔히 문장의 의미를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해 벌어지는 해프닝들이 많다. 이는 사람들이 시각적으로 강조되는 부분만 보려하고, 좀 더 짧고 간결하게 요약된 것만 찾는 버릇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렇게 윗줄과 아랫줄의 앞부분만을 대충 읽는 것을 서민교수는 F패턴으로 읽기하고 명칭하는데, 이런 F패턴으로 읽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잡아 버리면 고치기가 어렵다. 다들 내가 차분에게 읽으면 이해할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세대를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세대라고 칭하는데, 나도 반성하였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노래를 듣고, 다음노래를 정하고, 메신저에 답을 하며 끊임없이 다른 곳에 정신을 돌릴 준비가 되어있다. 몰입 역시 근육처럼 단련되는데 시간이 걸리고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니, 평소에 몰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책을 읽게 되면 

 1.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2. 행간을 읽는 것에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3.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간접 체험해 꿈을 찾을 수 있다.

 4. 올바른 판단력을 가지게 된다.

 5. 언론이나 왜곡된 정보에 휘둘리지 않고 사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6. 인내심이 길러진다.

 7. 상상력이 커진다.

 8. 말을 잘 하게 된다.

 9. 생각이 바뀐다.

 10. 제대로 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11. 작품 속의 문장의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다.

 12. 자신만의 여행을 만들 수 있다.  


이 중에서 9. 생각이 바뀐다 에서는 요즈음 핫한 주제인 페미니즘 내용에 대해 담고 있다. 10년 전, 서민 교수는 강준만의 인물과 사상이라는 책을 읽고 젠더에 대한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에도 보다 많은 책을 탐독하며 여성이 겪는 사회의 부조리를 느껴왔으며 그에 목소리를 내며 성 평등에 가까워지기를 바랐다고 한다. 다소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주제를 회피하기 보다 이 찾아 공부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바꿔 의견을 내세울 수 있는 면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민 교수는 독서에 대한 강연을 하며 책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나도 주변에서 책을 추천해달라는 말을 들으면 난감이 앞선다. 독서 취향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예를 들어 나는 겉표지가 딱딱한 양장본의 책에 끌린다. 또한 한 장르에 집중하였다가 다른 장르로 옮겨간다. 일본 소설에 꽃히면 소설만 질리도록 읽고, 그 다음에는 시집, 그 다음에는 과학 분야, 철학과 인문학, 지금은 에세이를 즐겨 읽는다. 질문을 한 사람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으며 평소에는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책을 추천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이에 서민 교수는 고전을 추천한다. 고전은 긴 시간을 걸쳐 살아남은 책이라고 박경철도 이야기 하듯 고전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나는 아직 고전의 즐거움은 모르겠다....


 서민 교수의 강연을 보면서 말을 재미있고 조리있게 잘 한다고 생각하였는데 이는 모두 책을 많이 읽은 덕분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었다. 그동안 나는 책을 읽으면 책의 인물이나 필자의 생각을 '나'와는 별개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것이 나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주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읽는 책이 나를 만드는 자양분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계기로 나도 나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단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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